기획 배경 및 세계관
우리가 무언가를 잊는다는 것은 단순히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계에는 사람들이 잊고 싶은 기억과 잊고 말았던 기억, 그리고 잊혀지기를 원치 않았던 기억이 남긴 **‘심리적 공백’**이 물리적 구조물로 변형되어 현실 속 공간 왜곡을 일으키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러한 공백은 **‘망각체(Forgettings)’**라고 불리며, 어떤 장소에서는 길이 구부러지거나, 시간이 반복되거나, 공간이 예측 불가능하게 뒤틀리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단지 건물이나 거리에서 벌어지는 현상만은 아닙니다.
한 사람의 심리 구조 안에서 발생한 망각체는 그의 행동 패턴, 말투, 관계에 기이한 틈을 만들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끼칩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잊었다”고 말하지만, 그 잊힌 것들은 어디선가 형태 없는 불안, 무명의 공포, 이유 없는 외로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추적하고, 회수하고, 정리하는 곳.
그것이 바로, 이 이야기에 등장할 색다른 흥신소:
🎩 「망각탐지 흥신소 – 기린(麒麟)사무소」입니다.
🗂️ 업무의 성격
기린사무소는 단순한 사라진 사람이나 물건을 찾지 않습니다.
그들이 찾는 것은, “존재했으나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
혹은 **”기억 속에서만 존재했던 허상과 감정의 조각들”**입니다.
의뢰인들이 이곳에 오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 어느 날부터 이유 없이 불면증에 시달린다.
- 늘 가던 거리에서 찾을 수 없는 건물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 어릴 적 가장 아꼈던 인형의 얼굴이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희미해져 가는 불안감.
- 누군가를 사랑했었다는 감정은 분명한데, 이름이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부분 무시되지만, 사실은 인간 정신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망각은 자주 반복될수록, ‘감정의 잔재’를 남기고, 그 잔재는 현실을 ‘감정적으로 비틀어’ 왜곡합니다.
👁️🗨️ 주요 사례
1. ‘없는 친구’를 찾는 소녀
“그 아이는 매일 나랑 놀았어요. 그런데… 아무도 기억을 못 해요.”
기린사무소는 아이의 기억 구조를 분석해 감정적 망각체가 남긴 자취를 좇습니다.
그 과정에서 밝혀진 건, 실존했던 친구가 아니라, 오히려 소녀의 슬픔이 만든 심리적 존재가 현실을 잠식해 주변 인식에 영향을 준 경우.
2. 사라진 방의 기억
어느 중년 부부는, 자신들이 분명히 살았던 방 한 칸이 지금 집에서 사라졌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설계도에도, 이전 집 계약서에도, 그 방은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기린사무소는 **‘공간 기억의 망각체’**를 찾아, 그 방에 깃든 과거의 갈등과 회피된 감정을 추출해 정리합니다.
3. 이름을 잃은 아버지의 기록
노인의 가족이 “이름을 잃었다”고 주장합니다. 모두가 그의 얼굴을 기억하지만, 아무도 그의 이름을 말할 수 없습니다.
기린사무소는 이 가족의 과거 속 감정적 결빙 구조를 파헤치며, 의도적으로 밀어낸 정체성의 실체를 복원합니다.
🕯️ 등장 인물
🎴 하백 (河白)
기린사무소 흥신소의 대표자.
자신의 기억을 정기적으로 봉인해, 과거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의뢰를 처리하는 특이한 탐정.
그는 의뢰인의 정신 안으로 ‘감정의 문’을 열고 들어가, 잊힌 것들의 형태를 직접 목격합니다.
무감정해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감정을 소중히 여깁니다.
“기억은 잃어도 되지만, 잊힌 존재는 구해야 한다”는 철학을 지님.
📚 안나
감정 기록관.
망각체를 추적할 때 남은 감정 에너지를 채집해, **‘기억 아카이브’**에 정리하는 역할.
세상의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일기 형태로 정리해 두고, 언젠가 누군가 다시 떠올릴 수 있게 준비한다.
🔎 렌
현실 공간과 기억 공간 사이의 균열을 추적하는 설계사.
시공간 왜곡을 감지하는 특별한 시각 능력이 있으며, 망각체가 남긴 현실의 왜곡 흔적을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 기술/도구 설정
- 기억 자침(記針): 망각체를 위치 추적하는 은빛 바늘. 감정의 온도를 따라가 기억의 잔재가 있는 공간을 가리킨다.
- 망각의 지도: 사무소에 보관된 대형 벽지도. 세상 곳곳에 떠도는 ‘잊힌 감정의 조각’이 실시간으로 점멸하며 표시된다.
- 감정 채집병: 의뢰인의 감정에서 추출한 기억의 형상을 저장하는 유리 병. 빛의 색으로 감정의 종류가 구분된다.
🎭 철학적 주제와 갈등
기린사무소의 가장 큰 고민은 이것입니다:
“과연 잊힌 기억은 모두 복원되어야 하는가?”
“사람은 망각을 통해 살아가는 동물 아닌가?”
“진실은 늘 회복될 가치가 있는가, 아니면 때론 묻어두는 것이 해답인가?”
기린사무소는 이 질문에 명확한 해답을 내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단지, **“누군가 원한다면, 우리는 잊힌 것을 찾아줄 뿐”**이라는 태도를 고수합니다.
하지만 매번 의뢰가 끝날 때마다, 하백은 조용히 말합니다.
“기억이 잊힌 건, 그 기억이 약해서가 아니에요. 그 기억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죠.”
🔚 결론: “잊혀진 것들에도 온기가 있다”
기린사무소는 존재하지 않는 길을 기억하고,
그곳에서 기다리는 이름 모를 감정을 수습하며 살아갑니다.
그들은 기록되지 않은 감정, 말해지지 않은 후회, 눈물 속에서 소리 없이 사라진 것들을 수집합니다.
이 흥신소의 기록은 세상의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지만,
바로 그렇기에 가장 인간적인 탐정소일지도 모릅니다.
✅ 이 콘셉트의 강점
- 기억과 감정, 망각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중심으로 기존 흥신소 장르와 완전 차별화
- 감정 중심의 심리 미스터리 + 몽환적 판타지 + 철학적 질문
- 다양한 인간 군상, 사연 중심의 옴니버스 전개 가능
- 웹툰, 소설, 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 적용 가능